✦ 다야

 OK Go라는 밴드, 들어본 적 있어?

한국에서 '유튜브'라는 플랫폼의 존재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 15년도 더 전에 이미 세계적인 ‘뮤직비디오의 전설’로 통하는 밴드가 있어. 바로 OK Go(오케이 고) 야. 그냥 팝밴드가 아니라, 음악을 시청각 퍼포먼스로 확장하는 예술 집단에 가까워. 트레드밀 위에서 단체로 춤을 추는 영상이나, 무중력 상태에서 기타 치는 영상, 루브 골드버그 머신을 활용한 장면들… 한 번쯤은 유튜브에서 지나치듯 본 적 있을지도 모르겠다. 

 흥미로운 점은 OK Go의 뮤직비디오가 종종 음악 자체보다 더 유명해진다는 거야.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뮤직비디오'는 음악을 보조하거나 그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거잖아. 하지만 OK Go는 음악과 비디오를 동등한 위치에 놓고, 때로는 영상이 음악을 주도하기도 해. '뮤직 안의 비디오'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뮤직 + 비디오'라고 할 수 있지. 그래서 나는 OK Go의 작업이 음악을 넘어 시각 예술까지 포괄하는, 일종의 ‘종합 예술’처럼 다가와. 단순히 멋져서가 아니라, "도대체 이걸 어떻게 만들어냈지?"라는 질문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야.

 내가 가장 좋아하는 OK Go의 뮤직비디오 〈This Too Shall Pass〉를 예로 들어볼게. 이 영상은 노래의 시작부터 끝까지 거대한 루브 골드버그 머신이 작동하는 과정을 원 테이크로 담고 있어. 수백 개의 장치들이 작동한 끝에, OK Go 멤버들이 페인트를 뒤집어쓰며 노래가 마무리돼. 이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실수와 타이밍의 어긋남, 시행착오들이 있었을까? 그리고 엉망이 된 세트를 다시 원상복구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을까? '거의 다 됐다'고 희망을 품은 순간 미세한 오차로 인해 좌절되는 테이크가 얼마나 많았을까. 한 편의 뮤직비디오의 완성에 담긴 무수히 많은 변수들을 상상하게 하는 이 무한 도전이 결국은 성공했다는 사실, 그리고 챌린지가 성공하자 멤버들 밖에 없는 줄 알았던 세트장에 쏟아져 나오는 무수히 많은 스태프들이 묘한 감동마저 불러 일으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