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영화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알게 된 네 소식. 석식으로 오꼬노미야끼가 나오는 날이면 우리는 눈빛 교환 한 번으로 서로의 마음을 알아챘지. 급식 판을 두 번이나 해치우고도 굶주렸던 우리는 월드콘을 입에 물고 운동장을 정처 없이 걸었어. 그때 우린 성적으로 편애하는 선생님이 싫었고, 0교시부터 야자 3차시까지 강제하는 학교가 불만이었고, 성적에 대한 압박으로 툭하면 눈물이 터져 나왔지. 그날의 선선한 공기를 학교에 두고 졸업했나 봐. 이제 우리 사이에는 닿을 수 없는 텅 빈 진공만이 남아있을 뿐.